아스펠거 증후군의 캐릭터 인지에 대해서 오늘의 파스타


  거창한 제목 달았지만, 별 내용은 아닙니다.

  아스펠거 증후군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자기 스스로를 관찰하는 당사자 관찰 연구를 계속 해온, 아야야 사츠키씨의 연구 결과 발표하는 자리에서 실제 당사자를 지켜볼 일이 있었는데, 실제 글로 써놓은 특징을, 직접 당사자가 자신을 관찰한 입으로 말하고 프리젠테이션으로 표현을 하는걸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놀랐다고 하는것도 좀 실례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아마 저로선 평생 겪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동일성의 인식>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직접 과정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분석하는 프로세스를 처음 본 터라, 저 스스로도 나중에 메모를 옮겨놔도 정리가 안될 지경입니다.

  아스펠거 환자의 특징인 폭주하는 시청각 감각을 컨트롤하기 위해, 타인을 보며 말하고 듣는 것이 아닌, 수화를 하거나 헤드폰을 끼고 대화를 하는게 마음이 편했다고 하는게 흥미로웠는데..그렇다면 아스펠거 증후군 환자가 시시각각 완전히 고정된 화풍과 캐릭터를 유지할 수 없는 만화를 읽을 수 있는지 참 의문이었는데, 마침 사이토 선생님이 질문을 해주셔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야야씨의 본인도, 만화 속 캐릭터의 얼굴의 동일성을 하나하나 분리시켜 파악하는 작업은 너무 괴롭다고. 화풍이 급격히 바뀌거나 즉각적으로 표정이 변하는 배틀물 (<북두의 권> 같은) 은 읽을 엄두도 안 난다고 했는데..재미있는건,  자신은 만화 밖의 메타 단계에 있고 / 캐릭터의 세계와 분리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배틀물은 못 읽어도 만화를 읽는 것 자체는 어떻게든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화 속에서 고민하고 고뇌하는 인물들은 왜 그 바깥의 세계에서 관찰되지 않는가하는 의문은 항상 남는다고 답변하더군요. 


  아스펠거가 아닌 일반인들이, 컨텍스트 (문맥)이나 얼굴의 인식은, 그것들이 늘 변하고 있음에도 인식 되는 이유는, 아마 신체적인 감각, 신체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산된 것이 아닌, 하나의 것으로 묶어서 판단해내기 때문일겁니다. 

  우리는 저 수 많은 놋치들이 하나의 놋치를 가리킨다고, 우리가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각 패턴을 완전히 자동화 시키며, 그 자동화 과정에서 어떠한 위화감도 느끼지 (는 아니려나?) 않습니다. 작풍이 다른 <놋치>라고 받아들입니다. 만화에서 캐릭터가<자기소개>를 하는 행위 같은 컷들은 얼굴의 포인트를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행위로, 우리가 만화 캐릭터를 보는 것도, 만화는 <자기소개>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기에 자동적으로 캐릭터의자기 소개를 받아들이고 이후에도 캐릭터를 볼 경우에도 자동으로 인식하곤 합니다. 이 같이, <자기 소개>를 봐 버리고 마는 인식 패턴은 사이토 타마키 식 표현으로 고쳐 말하면 유니존적인 표현으로 이 단계에서는 상대에게 정보를 전달하기가 쉬워지고, 모두가 받아들이는 프레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사이토 선생님은 발달 장애의 경우이 같은 유니존적인 자기 소개 프로세스가, 아야야씨의 경우, <수화같은 표상 정보에 의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런데 아야야씨의 사례가 흥미로웠던 것은, 배틀물이 아닌 만화 (일상물? 공기물?) 는 어떻게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상물 역시 주어진 상황에 의해 얼굴의 데이터베이스에 변조가 가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언어와 함의의 동일성 인식으로 고생하는 아스펠거 증후군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배틀물이 아닌 캐릭터의 얼굴의 동일성 인식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 그런것인지 하는 의문이 남더군요. 
  아마 현실 세계에 없는 메타 단계의 캐릭터라고 처음부터 선을 그어버렸기 때문에 가능한건지, 자기 케어를 통한 진전인건지, 캐릭터를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감각이 매크로적인 감각으로 변한 것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1인칭 텍스트 노벨의 시점, 캐릭터의 시점이 마치 플레이어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이는, 그러면서도 관음증의 시선으로 캐릭터의 서사에서 한 발 떨어져 관찰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오타쿠들의 메타 감각과는 같아보이면서도 다른것 같은 기묘한 관계가 아닌가, 마 그리 생각되었읍니다. 아스펠거가 아닌 층위에 있는 저로서는 이렇게밖에 생각할 도리가 없습니다만..




우와? 오늘의 파스타

다음달에 사이토 타마키 선생이랑 우치우미 타케시 선생을 학교에서 볼 기회가 생김. 본다고 해봤다 발달장애 관련해서 강연을 듣는거지만.. 아무튼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봤네.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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